1화
작품이 도착했어요

모리는 커다란 그림을 두 팔로 꼭 붙잡았습니다. 그림은 모리보다 넓었고, 걸음을 옮길 때마다 왼쪽으로 한 번, 오른쪽으로 한 번 기울었습니다. “천천히 가면 괜찮아.” 모리는 그림에게 말하듯 조용히 중얼거렸습니다. 그 앞에서는 토리가 작은 지도를 들고 씩씩하게 걸었습니다. “모리, 이쪽이야! 내가 길을 아주 잘 알거든!” 그런데 토리가 들고 있는 지도는 거꾸로였습니다. 모리는 그 사실을 알려주려다 잠시 입을 다물었습니다. 토리의 긴 귀가 이미 전시장 쪽을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. “토리, 지도보다 귀가 더 정확한 것 같은데?” 토리는 지도를 이리저리 돌려 보았습니다. “알고 있었어. 지도에게 전시장이 어디인지 가르쳐주고 있었던 거야.” 모리는 작게 웃었습니다. 그 바람에 그림도 살짝 들썩였습니다. 마침내 두 친구는 전시장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. 토리가 문을 활짝 가리키며 외쳤습니다. “도착! 역시 내 지도는 틀리지 않았어!” 모리는 빈 벽과 품에 안긴 그림을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. 아무것도 없던 벽이 그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. 그리고 먼 길을 온 그림도 자기 자리를 알아본 듯 반듯하게 빛났습니다. 토리는 거꾸로 든 지도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. 물론, 이번에도 거꾸로였습니다.


